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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호퍼스 리뷰 (비버, 미장센, 피드백)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환경 메시지가 나오면 지루하다고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호퍼스는 달랐습니다.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갔는데, 나오면서 둘 다 입을 모아 "다시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ESG 메시지를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낸 애니메이션은 오랜만이었습니다. 비버가 주인공인 이유, 생각보다 깊습니다비버는 해달이나 수달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낮습니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이 영화가 비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직접 관람하고 나니 납득이 됐습니다. 비버는 자연 생태계에서 키스톤 스피시즈(keystone species)에 해당하는 동물입니다. 키스톤 스피시즈란 특정 생태계에서 그 종이 사라졌을 때 생태계 전체가 무너질 만큼 영향력이 큰 종을 .. 2026. 4. 29.
화제의 넷플릭스 기대작 워 머신 리뷰 (레인저 선발, 반전 요소, SF 장르) 주위에서 추천이 들어오면 반신반의하면서도 결국 틀어보게 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그랬습니다. 전쟁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1917, 덩케르크 정도가 전부였던 저에게,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전쟁 영화를 내놓는다는 소식은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예상과 꽤 다른 지점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였습니다.레인저 선발 과정이 만든 서사의 뼈대일반적으로 전쟁 영화는 전투 장면의 스펙터클이 핵심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워 머신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 영화의 전반부는 미 육군 레인저 레지먼트(Ranger Regiment) 입대를 위한 선발 과정, 즉 RASP(Ranger Assessment and Selection Program)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여기서 RAS.. 2026. 4. 28.
가장 마초적인 영화 레버넌트 (롱테이크, 자연광 촬영, 디카프리오) 롱테이크(long-take)로 촬영하면 전개가 느려지고, 몰입감이 깨진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레버넌트를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영화는 롱테이크로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오히려 끊기지 않는 화면이 관객을 현실 속으로 끌어당기는 방식이 있다는 걸, 이 영화가 몸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자연광과 롱테이크가 만든 현실감레버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촬영 방식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블록버스터는 인공 조명과 스튜디오 세트에 의존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는 자연광(Natural Light)만으로 전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여기서 자연광 촬영이란 태양광이나 달빛 같은 자연 발생적인 빛만을 광원으로 사용하여, 인공 조명 장비를 일절 배제하는 촬영 방식을 의미합니다. 덕분에 화면에서 느껴지는 공기의.. 2026. 4. 27.
미칠 듯이 휘몰아치는 영화 언컷 젬스 (도박 중독, 하워드, 파멸)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이게 도박 영화 맞나?" 싶었습니다. 카지노도 없고, 화투도 없고, NBA 농구 배팅에 보석 경매 이야기가 전부였으니까요. 근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즈음에는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이게 도박 중독자의 이야기를 이렇게 정교하게 그린 영화였을 줄은 몰랐습니다. 카지노 없이도 도박 영화인 이유저도 처음엔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도박 영화라고 하면 딜러가 있고, 쪼는 장면이 있고, 화려한 카지노 조명이 깔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프디 형제 감독의 영화 언컷 젬스는 그 편견을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주인공 하워드는 뉴욕의 보석상입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공수한 오팔(이라는 보석)을 NBA 선수 케빈 가넷에게 팔려다가, 그 오팔을 담보로 또 돈을 당겨 쓰고, 그 돈으로 스.. 2026. 4. 27.
충격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퍼펙트 블루 (지하돌, 정체성 붕괴, 곤 사토시) 1997년작 애니메이션이 2024년에 봐도 여전히 서늘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작품이 시대를 앞서간 게 아니라 현실이 아직도 제자리라는 뜻일 겁니다. 곤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 블루를 보고 나서 며칠째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파프리카를 재밌게 봤던 터라 친구 추천을 반신반의하며 틀었는데, 처음 30분도 지나기 전에 자세를 고쳐 앉게 됐습니다. 지하돌에서 배우로, 미마가 잃어가는 것아이돌 그룹 '참'의 멤버 미마는 팬들 앞에서 직접 탈퇴를 선언하고 배우로 전향합니다. 소위 지하돌(地下アイドル)에서 연기자로 넘어가는 선택이었죠. 지하돌이란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닌 인디 아이돌을 가리키는 일본 특유의 용어로, 팬과의 거리가 가깝고 접촉 빈도가 높은 대신 그만큼 팬의 집착도 강하게 투영되는 구조입니다.. 2026. 4. 25.
이별한 뒤 찾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 (비선형 서사, 기억 삭제, 사랑의 역설) 이별하고 나면 이상하게 멜로 영화를 찾게 됩니다. 평소 SF나 액션만 보던 저도 그랬습니다. 최근 이별을 경험한 뒤, 예전에 봤던 이터널 선샤인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땐 감흥이 별로 없었습니다. 연출이 좋다는 건 알겠는데, 가슴 깊이 파고드는 느낌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이별의 무게를 몇 번 겪고 나서 다시 보니, 이건 완전히 다른 영화였습니다. 비선형 서사 구조, 처음엔 헷갈려도 괜찮습니다이터널 선샤인을 처음 보고 "이야기가 왜 이렇게 뒤죽박죽이지?" 싶었던 분들이 꽤 많을 겁니다. 저도 첫 관람 때 그랬습니다. 이 영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비선형 서사(non-linear narrative) 구조 때문입니다. 비선형 서사란 이야기가 시간 순서대로 흐르지 않고, .. 2026.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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